분류 전체보기57 미래에서 온 살인자, 그리고 한 그릇의 삶 김영탁 작가의 곰탕 오래전부터 ‘재밌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소설, 『곰탕』을 드디어 읽었다. 밀리의 서재에서 우연히 발견하고는 망설임 없이 책장을 넘겼다.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김영탁의 작품이라서일까, 문체는 심플하고 간결하지만 장면을 시각화하는 힘이 대단했다.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제목과 부제만으로는 도저히 내용을 짐작할 수 없었다. ‘곰탕’과 ‘미래에서 온 살인자’라는 이질적인 단어들이 어떻게 엮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 제목이 얼마나 탁월한지 깨닫게 된다. 곰탕이라는 음식이 직접 사건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루며 수많은 인물들의 서사를 묘하게 연결하고 있었다. 2063년, 쓰나미와 전염병으로.. 2025. 9. 19. 진실은 어떻게 가공되는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공범 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신작을 만났다.한때 그의 작품에 푹 빠져 지내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새 멀어졌던 인연을 『가공범』을 통해 다시 잇게 되었다. 작가 특유의 흡입력은 여전하여, 한번 책을 잡자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가공범』은 한 정치인 부부의 저택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으로 시작된다.단순한 화재로 보였던 사건은 부검 결과 교살 흔적이 발견되며 살인 사건으로 전환된다. 평범하지만 우직한 형사 고다이 쓰토무는 이 사건을 끈질기게 파헤친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는 단순한 범인 찾기를 넘어, 진실이 어떻게 왜곡되고 가공되는지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익명의 편지, 왜곡된 증언, 그리고 쉽게 흔들리는 여론은 진실의 퍼즐 조각을 흩뜨리고, 독자는 누가 범인인지보다 진실이 어떻게 조작되는지에 더욱 몰입.. 2025. 9. 17. 이사구 연작소설집,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 출퇴근길에도 아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로 작가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출퇴근길과 주말에 틈틈히 시간을 내어 쓴 소설이라고 하니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야기는 이웃집 남자의 벽간소음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직장 상사의 악령 퇴치로 이어진다.악령에 씌어 친절해진 상사를 굳이 퇴마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주변인들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정으로 해소된다.이는 착하거나 못되거나 결국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는 상사의 역설적인 위치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직장 상사 악령 퇴치 후 실직하게 된 하용은 유명 유튜버 '무당언니'와 손잡고 승승장구한다.이 과정에서 겪는 직장인으로서의 고민과 주변인들에 대한 걱정은 직장인이신 작가님의 경험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독자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 2025. 9. 15. 꾸준함은 취미다. 이노우에 신파치(井上新八)의 꾸준함의 기술 이노우에 신파치의 저서 「꾸준함의 기술」은 '꾸준함'이라는 한 단어가 개인의 삶에 어떠한 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작가 자신 또한 거창한 시작이 아닌, 하루 5분이라도 실천해보자는 소박한 다짐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루틴을 매일 이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목표를 세분화하여 부담을 경감시키는 방법습관을 서로 연결하여 망각을 방지하는 전략의욕이 없을 때에도 '하는 척'이라도 하며 시작하는 요령기록을 통해 꾸준함을 수집처럼 즐기는 비법 완벽을 기하다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꾸준함의 기술」은 단순하게 '그냥 해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작은 행동들이 쌓여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기적을 독자와 함께 경험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책 속.. 2025. 9. 14. 내 맘을 적시는 너를 닮은 달빛 한밤중에 책을 보다가 문득 창밖을 보니 동그란 달이 보여 끄적 거려보았다.맑은 밤하늘에 떠 있는 달빛을 보며, 한 소년이 짝사랑하는 소녀에 대해 생각하는 맘을 글로 표현했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창가에 기대어 불을 끈 밤 온 세상이 숨을 죽인 이 시간문득 커튼을 젖히니 쏟아지는 빛 하얀 우유 한 잔을 쏟은 듯이모난 곳 하나 없는 둥근 저 달 위로 어느새 네 얼굴이 겹쳐 보여오늘 낮 스쳐간 너의 그 미소가 보여 왜 아름다운 걸 보면 나는 네가 떠오르는 것일까이 밤 공기 마저 너를 닮았네달빛이 내려와 내 맘을 적시면 온종일 무겁던 마음도 녹아내려너는 밤하늘에 떠오른 나의 달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분 좋은 밤너는 이런 내 맘을 모를꺼야 사소한 다툼에 꼬였던 하루 생각처럼 풀리지 않던 일들너의 목소리는 풀벌.. 2025. 9. 11. 다카노 가즈야키 소설 <제노사이드> 추리 소설치고는 꽤 두꺼운 6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이라 처음엔 망설였지만, 읽기 시작하니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다.AI의 힘을 빌려서 독서 후기를 작성해 본다. 거대한 서사의 시작인류 종말 위기와 그 이면의 거대한 음모를 다룬 이야기는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들었다. 과학, 정치, 생존 문제가 절묘하게 얽힌 이 소설은 빠른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서사 덕분에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방대한 분량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야기의 힘이 그 모든 걸 상쇄하고도 남는다.두 시선, 하나의 진실이야기는 크게 두 축으로 진행된다. 약학 대학원생 겐토는 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노트북과 하이즈먼 리포트를 발견한다. 이 리포트는 신인류 등장 가능성 등 인류를 위협할 요인들을 경고한다. 겐토는 아버지.. 2025. 7. 19. 이전 1 2 3 4 ··· 10 다음